
- J.L. Bourne 지음
- 김지현 옮김
- 황금가지
2009년 마지막 렛츠 리뷰 도서. 매번 눈팅만 하다가 무심코 처음으로 신청해 보았는데, 당첨되고 말았습니다.
평일엔 새로 시작한 일에 치여서 좀체 시간이 없다고 느끼던 터라, 주말에 부랴 부랴 모아 읽어서 이제야 마감에 치이기 전에 겨우 리뷰를 쓰네요. ^^;;
레이는 매니악한 향기가 물씬 나는 '좀비 아포칼립스' 문학의 팬이라고 할 만큼 관심이 있었던 건 아닙니다. 공상 소설을 특히 즐겨 보는 것도 아니지만, 좀비에 관한 내용을 다루는 영화들은 몇 번 본 적이 있습니다. 「새벽의 저주」, 「REC」, 그 이름난「레지던트 이블」 시리즈 같은 것들 말이지요. 책으로 읽어도 재미있겠다, 싶었는데a 사실 제목이 저렇게 빈곤하고 비참한 느낌으로 와 닿지 않았다면 이끌리지 않았을 물건입니다.
작가가 전문 작가가 아니라 아마추어 군인이긴 하지만, 내용의 전개는 결코 허술하지 않고 탄탄해서 지루함 같은 걸 느낄 걱정은 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현장감을 생생하게 느끼게 할 장치인 것 같은, 밑줄이나 휘갈겨 쓴 메모들, 사진과 그림 등이 군데 군데 나오기 때문에 더 흥미가 생깁니다. 근 다섯 달의 기록을 순차적으로 진술하고 있고 전개도 빠르지만, 화자의 느낌과 생각 위주로 묘사하고 있기 때문에 1인칭 주인공 시점의 '친근감'을 잘 살리고 있습니다.
게다가 여기는 좀비의 공격과 더불어 핵탄두의 투하로 말 그대로 '종말'이 현실화되는데, 방사능을 견디는 좀비라는 설정은 정말 무섭습니다. 얼마 안 되는 멀쩡한 인간 군인들 중 일부는 방사능 때문에 근무 중에 죽어 버리는데, 좀비들은 더 빨라지네요. 이 황량한 한 진행에도 불구하고 1월부터 시작하는 일기가 시기상 봄이 되면서 날씨는 좋고 꽃은 만발하여 더 비극적입니다.
하지만 이 주인공은 자동차와 배부터 방어진 구축, 직업상 비행기 조종과 무기 다루는 것까지 할 수 있는 일들이 많아서 멋진 주인공답게 적들을 헤치우며 살아갑니다. 주인공을 통해 구출된 다른 사람들은 이 유능한 사람에게 구출된 덕분에 재수가 좋았다고 할까요a 그렇다고 해도 이런 무서운 세상에서는 끔찍한 좀비들과 같은 하늘 아래 사는 것이 지속될 뿐이지만.
지상의 전투보다 흥미로운 건 에필로그의 지하 도시인 방주 내에서의 생활입니다. 몇 장 안 되는 분량에 걸쳐 서술되어 있지만 새로운 배경과 앞으로 인류의 생존이 어떻게 될지 호기심을 유발합니다. 영화 「레지던트 이블」의 배경과 비슷한데, 그 영화는 안전 도시에도 좀비가 생기기 시작하여 또다른 탈출을 시도하는 내용으로 그려지고 있죠.
그래도 우리의 주인공이 살아서 싸우고 있는 지상의 전투에 더 관심이 끌립니다. 호텔23이 얼마나 오래 안전할지는 모르겠지만, 다음 속편에서도 주인공이 쉽게 쓰러지지 않기를 기대해 봅니다.
좀비가 나오는 많은 영화와 소설의 설정과 거의 비슷하기는 하지만, 지루하지 않게 잘 읽었습니다. 나쁘지 않은 듯. 이 정도면 굿.
덧.. 다른 분들의 리뷰에서도 재차 지적되었던 부분인데a 좀비의 세상에서 더이상 의미가 없어졌다 해도 날짜와 시간으로 흘러가는 일기라는 설정은 좋지만 거의 매일, 하루에도 몇 번씩 꼼꼼하게 썼다는 게 도리어 긴박한 현장감을 떨어뜨리는 느낌을 주기도 했다는 건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레이는 좀비를 처리하는 것처럼 꼼꼼한 주인공의 성격의 일부라고 생각하고 넘어가려구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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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 : 렛츠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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